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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우라 고헤이 인터뷰 / Design net

스기우라 고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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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기우라 고헤이杉浦康平  그래픽디자이너. 고베예술공과대학 명예교수. 1932년 동경 출생. 동경예술대학 건축과 졸업. 1964-67 독일 울름조형대학 객원교수.

일본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 스기우라 고헤이는 비상업적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의 개척자로서 오랫동안 주도적 역할을해왔다. 일본 잡지 디자인에 있어서는 편집이 확립되기 전인 1950년대 후반부터 오늘날까지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 동안 40여 종2,000권이 넘는 잡지를 디자인하며 지칠 줄 모르는 뜨겁고 강열한 집중력으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스기우라는아시아 도상 연구의 1인자로 아시아의 도상에 관한 수많은 전시기획과 저술활동을 했으며, 한국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도 가지고있다. 특히 고정되기 쉬운 잡지의 얼굴을 끊임없이 변화시키며 감성과 이론이 깊이 녹아든, 시대를 앞선 독자적인 디자인 기법,'표지는 얼굴' '움직임과 변화', 끊임없이 변용되는 디자인, 노이즈를 사용하여 '질서와 카오스를 오가는 의표를 찌르는 디자인'등을 통하여 그만의 새로운 디자인 문법을 끊임없이 확장해 오고 있다.

그동안 한국 디자인계가 가진 스기우라에대한 관심은 부분적이었을 뿐이다. 이번 <스기우라고헤이: 잡지디자인반세기> 전을 기회로 한국 디자인은 스기우라 신화의현장을 접하게 될 것이다. 50여 년에 걸친 그의 잡지디자인을 통하여 우리는 서구디자인과는 판이한 차원의 아시아적 시각언어를처음으로 한 눈에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이에 즈음하여 그의 대표적 잡지 디자인을 통하여 스기우라 고헤이의디자인 반세기를 살펴본다.




인터뷰
디자인을 시작 할때, 당시의 일본의 그래픽 디자인 상황은 어떠했는지… 그리고 그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은 어떠했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디자인을 시작한 것은 1950년대 후반입니다. 그 무렵엔 아직 디자인이라는 개념 자체가 정립되지 않았어요. 일본에서 디자인개념이 확립된 것은 1960년 '세계 디자인 회의'부터입니다. 저는 1956년 일본선전미술회전日本宣傳美術會展에서일선미상日宣美賞을 수상하며 젊은 나이에 주목을 받아 '세계 디자인 회의' 포스터를 디자인하게 되었고 패널로 참석할 수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포스터와 그 이전부터 해온 작업에 관심을 갖고 있던 오틀 아이허(Otl Aicher, 독일 디자이너)가나를 울름조형대학 교수로 초빙했습니다.
저로서는 디자인 개념이 형성되던 초창기에 일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 행운이었죠.

초기의 '자기증식하는 패턴'이라는 방법론 이후, 선생님의 잡지 디자인은 그 어느 것이나 새로운 디자인 방법론을 구축한 역사와같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는 문제의식의 결과일텐데요. 젊은 시절 디자인을 시작하면서부터 가지고 있던 방법론에 대한 열정의 바탕은무엇이라고 생각 하시는지.
왜 '자기증식하는 패턴' 디자인을 시도했느냐. 거기에는 세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양심적이고 전위적인 일을 하는 출판사의 경제적 사정으로, 가급적 저렴하게 디자인할 필요가 있었지요. 활판 인쇄를 하던시절이니 몇 가지 동볼록판을 조합하거나 재활용함으로써 낮은 제작 비용으로 매월 디자인에 변화를 줄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건축과에 다니던 학창시절부터 생각했던 '사고思考의 시스템화'를 들 수 있어요.
단순한 착상이 아니라, 명확한 구조를 지닌 디자인을 하는 것이죠.
세번째는 전통적인 디자인을 새로운 형태 안에 되살리는 것. 즉, 자기증식 패턴은 기본적으로 흑과 백의 형태에서 비롯된 일본의전통적 문장紋章이나 가타조메 型染め(형지型紙를 사용해 모양을 염색하는 염색법이나 그렇게 염색한 것) 디자인과 통하는 것입니다.
즉1. 경제성 2. 시스템적 발상 3. 전통 디자인 어법의 모색…이라는 세 가지는 제 디자인 어법의 기본에 자리하고 있지요. 이후끊임없이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하는 과정에도 이 세 가지는 항상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으니 내 디자인의 핵심이라 해도 좋을겁니다.
'좋은 디자인을 하고 싶다' '지금까지 볼 수 없던 새로운 디자인을 하고 싶다'는 열정의 토대라고 할 수 있는데, 그것이 단순한 착상에 머물지 않았던 것은 이 세 가지 원칙을 기본으로 삼았기 때문입니다.

잡지는 “달마다 부는 회오리 바람, 계절마다 치는 번개”라고 하셨습니다. 무척 시적인 표현인데요. 특히 잡지의 표지에 대한 선생님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이말 바로 앞에는 '잡지는 적기 適期'라는 말이 있어요. 잡지란 세상의 최신정보가 모인 것. 신선한 것, 제철을 만나 가장 물이좋은 것, 그 순간 순간의 '적기 適期, 가장 시의적절한 정보'가 모인 것이지요. 잡지는 살아있는 것입니다. 고유의 바이오리듬을지니고 있지요. 달마다(월간), 계절마다(계간), 혹은 매주(주간)…라는 각각의 리듬으로 그때 그때 가장 새롭고 신선한 정보를담은 잡지가 서점에 나옵니다. 그것을 손에 들고 읽을 때, 독자의 뇌리에 회오리 바람을 일으켜야만 합니다. 벼락을 맞은 것 같은이미지를 던져줘야만 합니다. '회오리 바람'은 정보가 가져다주는 강한 충격(쇼크)이며 산소의 강한 활력입니다. '번개=천둥'은순간의 강한 충격(쇼크)을 나타내는 동시에, 격렬한 낙뢰 뒤에 오는 풍요로운 수확의 계절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그런 의미를 담고있어요.

한글은 띄어쓰기를 합니다. 일본은 띄어쓰기를 하지 않지요. 이와 관련된 일본어의 그 역사적 배경은 무엇입니까?
일본어 문자는 한자, 히라가나, 가타카나의 3종류를 섞어 쓰고 있습니다. 히라가나·가타카나는 한자를 간략화한 표음문자인데 특히가타카나는 외래어를 표현하는데 사용합니다. 히라가나, 가타가나는 획수가 적기 때문에, 일본어의 문자조는 한자가 들어간 부분은진하고, 가나가 들어간 부분은 엷어 보입니다. 문자조에 농담濃淡이 있지요. 언뜻 보면 진한 한자가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키워드를파악하고 의미를 이해하기 쉬워지는 겁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한자보다 히라가나와 가타카나를 많이 쓰는 경향이 늘고 있어요. 히라가나·가타카나가 계속 연이어 나오면 읽기 힘들기 때문에, 의미를 확실히 하기위해 구두점이 늘지요. 한글의 띄어쓰기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한글은 가로쓰기가 정착되어있습니다. 잡지 본문 디자인에서 일본의 세로쓰기의 장점과 단점은 무엇입니까?
한자는 편偏과 방旁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문자가 많습니다. 좌측의 편偏은 분류나 의미를, 우측의 방旁은 소리를 나타내지요. 한자를옆으로 죽 늘어놓으면, 앞에 쓰인 한자의 방旁과 다음에 쓰인 한자의 편偏이 서로 가깝게 붙어 읽기 힘듭니다. 한자는 본디세로쓰기에서 진화되었습니다. 인쇄용 서체도 세로쓰기에 적합한 것이 많구요.
세로쓰기 잡지의 본문 디자인 때문에 고생한 적은없습니다. 세로쓰기는 한자 구조에서 유래한 것이고, 이미 예로부터 그렇게 읽어왔기 때문에 익숙해졌기 때문입니다. 경우에 따라서는건축이나 자연과학잡지 등 가로쓰기를 하는 본문 디자인에서 가로쓰기에 적절한 서체가 적어 애를 먹은 경험이 있습니다. 하지만최근에는 가로쓰기가 늘어나 가로쓰기에 쓸만한 좋은 서체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해외와의 교류가 활발해지고 컴퓨터 사용이나 교과서에가로쓰기가 채용된 영향이겠지요.

선생님의 중요한 디자인 방법론 중의 하나는 잡지의 표지에 등장하는 내용 즉 본문이 표지에 등장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디자인이 선보였을 때, 당시의 반응은 어떠했는지요?
의식적으로 잡지내용을 표지에 드러낸 것은 1966년의 부터입니다. 는스페이스 디자인의 약자입니다. 당시의 잡지표지 디자인은, 일반적으로 그림이나 사진을 한 장 크게 싣고 제목은 위쪽에 가로로 넣는것이었습니다. 종합잡지 등은 흰 표지에 검은 글씨로 차례를 나열한 수수한 디자인이었는데, 제 방법론은 그것과 완전히 다른 참신한것이었습니다. 차례뿐 아니라 본문 일부분과 요약문을 실고 핀포인트인 도판만큼은 컬러인쇄를 하기도 했으니까요.
의등장으로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찬반양론이 일어났지요. 반대하는 사람들의 의견은 '표지는 단순히 꾸미는 것. 내용을 명백히드러내지 않고 느낌만 풍기는 것이 차분하고 좋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1,2호를 작업한 뒤에는 제 방법론이 받아들여져 매출도좋아졌습니다. 흉내내는 사람도 많아졌구요.

선생님의 디자인에서 노이즈의 등장은 획기적입니다. 노이즈적인 방법론의 배경은? 그리고 노이즈적 사고는 동양적 전통과도 관련이 있는 것인지요…
노이즈적 사고는, 동양의 '혼돈의 원기(우주적인 기氣의 움직임)'의 사고방식과 공통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 밖에, 모든 생명체는우주의 티끌에서 비롯되었다는 과학적 지식이나 밤 하늘에 무수히 빛나는 별들, 땅의 티끌을 책 속에 문자와 함께 등장시키고 싶다는내 생각이 이 방법론의 배경입니다.

선생님 디자인의 특징으로 색에 대한 개성이 독특하며 강렬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색에 대한 선생님의 독자적인 생각은 어떠한지요?
색에 대해서는 오랜 세월 꾸준히 연구하고 실천하며 다양한 생각을 해왔기 때문에 간단히 말하기 어렵습니다. 굳이 간략하게 정리하면 세 가지 정도입니다.
첫째, 흑과 백, 즉 음과 양의 선명한 대비.
둘째, 삼원색. 여기에는 인쇄의 감색혼합減色混合과 영상 미디어의 가색혼합加色混合이 있습니다. 모두 삼원색을 기본으로 하지요. 이 감색혼합·가색혼합도 음양의 관계입니다.
셋째, 자연계의 색편재(편향)를 들 수 있습니다. 색상환이나 색견본을 보면 모든 색이 균등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우리 주변의색, 특히 자연계의 색분포는 편향된 것입니다. 인쇄소에 가서 잉크 소비량을 살펴보면 잘 알 수 있지요.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황색 잉크. 이것을 3이라고 치면 컬러 분해로 인쇄되는 적·청은 1, 먹은 그 보다 약간 적습니다. 자연계의 색은 황색과그것으로 유지되는 적색, 녹색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넷째, 색의 신화적·문화적 코드가 있습니다. 빨강은 피의색, 불의 색, 태양의 색으로 인간생활과 생명력 발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빨강은 각 세계 문화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신화적 색채입니다. 목木-동東-간장肝臟-청靑, 화火-남南-심장心臟-적赤, 토土-중앙中央-비장脾臟-황黃,금金-서西-폐장肺臟-백白, 수水-북北-신장腎臟-흑黑으로 이루어진 오행의 색도, 동아시아에 공통되는 문화적 코드로서 중요한 색채언어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30년 넘게 작업하고 계시는 <긴카銀花>의 작업의 실험은 눈부십니다. 중요한 시도  몇 가지 예를 들어 설명해주십시오.
계간 <긴카>에서는 매년 4권씩 디자인 방법론을 바꾸어왔기 때문에 여러 가지 다양한 시도를 해왔습니다. '표지는얼굴이다' '문자의 혼을 끌어내다' '내면의 색이 배어나게 하다' '기울이다' '움직이다' '도전하다' '보이다' '바람불다''소생하다' 등과 같이 그 수법을 분류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람회에서 그 가운데 몇 가지를 소개하였으며 한국에서 발행된 작품집<스기우라고헤이: 잡지디자인반세기>에도 예를 들어 설명했으니 참조해주시기 바랍니다.

선생님의 디자인에 대한 방법론적 탐구는 끝이 없을 것 같습니다. 디자인 방법론의 입장에서 지금 생각하고 계시는 것은 무엇인지요?

밀교사상으로 '이이불이二而不二'(둘이며 하나이고 하나이며 둘)라는 중요한 사상이 있습니다. 이것은 음과 양 등 대립하는 개념을다이나믹하게 움직여 통합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한층 더 발전시킨 '일즉다 다즉일一卽多 多卽一'(하나이며 여럿이고, 여럿이며하나)의 사상을 디자인 어법으로 실현하고 싶었습니다.
현대의 다양한 세계를 다양한 모습 그대로, 그러나 동시에 하나로 표현하는 방법론이 있지 않을까하는 것입니다. 현대 사회의 글로벌화, 단일화와는 분명히 구별되는 사고방식입니다. 그런 디자인 방법론을 시도하여 확립해나가고 싶습니다.

선생님은 디자인을 시작하신 이후, 상업적인 디자인에는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으셨고 주로 북디자인과 잡지 디자인에 주력하셨습니다. 이에 대한 선생님의 특별한 생각이 있으실 것 같은데요.
광고 포스터를 디자인한다고 칩시다. 포스터는 지나가는 사람의 시선을 한 번에 잡아끌어야 하기 때문에 멀리서도 눈에 띄며 순간적으로읽어낼 수 있는 디자인이어야 합니다. 큰 글자, 이해하기 쉬운 사진. 홍보가 목적이기 때문에 때론 과장된 표현을 하기도 하고약간 거짓을 보태기도 하지요. 포스터를 붙일 장소는 큰 돈을 들여 빌려야 하구요. 게다가 포스터는 일주일쯤 지나 떼어내고 나면곧 쓰레기가 되지요.
예를 들면 포스터와 같은 크기의 B1 종이를 접으면, B5판 32쪽의 소책자가 완성됩니다.의미있는 내용을 담은 소책자를 디자인하면 사람들에게 한층 더 깊은 정보를 전할 수 있어요.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포스터보다 오래 존재하는 거죠. 제게는 거액의 홍보비를 낭비하는 일과성一過性의 포스터보다, 수명이 긴 책이나 잡지 디자인이 훨씬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그리고 전후 일본을 석권한 미국형 소비경제, 시장지상주의와는 굳이 관계되고 싶지 않았던 이유도 덧붙여두지요.

젊은 시절, 울름의 체험은 선생님의 디자인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선생님의 서구 체험이 디자인에 끼친 영향은 무엇인지요?
울름조형대학에서 체험한 것은, 첫 번째 잘 닦인 거울에 비친 자신을 직시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울름의 서양적 이성이 준비해준 거울은, 아시아인·일본인으로서의 제 자신을 재발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두 번째로 서양의 '내가, 내가…'라는 말을쓰며 자기주장을 반복하는 에고이즘이나 YES와 NO를 확실히 구분하고 싶어하는 분석적 사고·이분법적 사고와 만나, 오히려애매함을 허락하는 동양적 견해·사고방식의 신선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에 대해서는 최근 발행된 작품집 <스기우라고헤이: 잡지디자인 반세기>에 실린 마츠오카 세이고松岡正剛씨와의 대담이나, 대담집 <아시아의책·문자·디자인>(이상,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발행)에도 언급해 두었으니 읽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선생님은 아시아 도상연구에 필생의 열정을 기울이시고 계십니다. 한국, 일본, 중국의 전통적 도상의 특색은 어떻게 비교될 수 있는지요?
간단히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군요. 대략적으로 말하면 중국은 대자연과 마주하며 우주와의 대화를 훌륭한 도상圖上으로 표현하고있습니다. 한국은 그것을 받아들여 치밀하고 섬세하며 세련되게 만드는 방향과, 대담하고 분방하게 표현하는 방향으로 양극화를 이루며진행되었습니다. 일본은 중국·한국에서 받아들인 도상 문화를, 한편에서는 순수화하고 단순화하여 문장紋章같은 형태로 만들었고 다른한편에서는 무수한 바리에이션을 만들어 내는데 전력하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아시아 도상에 대한 저술을 계속 출간하고 계시지요. 선생님만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저술 계획은 어떠신지요….
<일본의 형태, 아시아의 형태 日本のかたち, アジアのカタチ』에서는 아시아 도상의 상호 관련성을, <형태의 탄생>(안그라픽스)에서는 아시아 도상의 조형언어분석을, 다양한 예를 들어가며 풀어냈습니다.
<형태의 탄생>에서 다룬 테마를 개별적으로 한층 더 깊이 다룬 책으로 <생명의 나무·꽃의 우주生命の樹·花宇宙><우주를 삼키다宇宙を呑む> <우주를 두드리다宇宙を叩く>등이 있습니다. 모두 '만물조응극장' 시리즈의 한권이지요. 이런 작업의 집대성이기도 하며 오랫동안 연구한 테마 '만다라'는 다음 저작목표입니다. 좀 전에 이야기한 '이이불이二而不二'(둘이며 하나이고, 하나이며 둘)를 도상화한 만다라나 티벳의 만다라 등을 다루며 그 우주적인 신비에 다가서고 싶습니다.

선생님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매우 깊다고 들었습니다. 오늘의 한국 디자인에 대한 선생님의 인상이 궁금합니다.
한국 디자이너 친구들과 이야기하거나 그들의 작품을 보며 항상 느끼는 것이, 태평양을 사이에 두고 미국 문화와 마주한 일본과는대조적으로 한국 사람들은, 유라시아 대륙 동쪽 끝에 있는 자신과 서쪽 끝에 있는 유럽 문화의 관계를 의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서구의 사상이나 디자인에 대해서도 그 근원을 배워 자기 것으로 소화하고 그것을 토대로 더욱 한국적인 것으로 거두어 들여독자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습니다. 정병규 씨나 안상수 씨 등 뛰어난 개척자를 이어 젊은 디자이너들도 의욕적으로 활약하고 있는 것같습니다.
한국 국토는 일본의 약 4분의 1, 인구는 3분의 1이 넘는다고 하는데, 요즈음 일본인은 한국을 일본과비슷한 규모의 나라로 느끼고 있어요. 한국은 남북으로 분단된 곤란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남보다 앞서 IT화를 이루었고경제위기에서도 멋지게 벗어났으며 다양한 예술분야에서도 실로 강렬한 메시지를 세계로 내보내고 있어요. 대단히 훌륭하다고생각합니다.

지금은 디지털 시대입니다. 디자이너 누구도 이 큰 흐름에서는 예외가 아닐 것입니다. 시각디자인 분야에서 디지털 혁명이 몰고 온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라고 생각 하시는지? 앞으로의 시각디자인에 대한 전망은?
시각디자인 분야에도 디지털화가 일어난 뒤 디자인 수법이나 북 디자인 방법이 격변했습니다. 하지만 컴퓨터와 마주하는 인간의희노애락이나 생물로서의 감각과 감성은 그 정도로 많이 변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니 변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최근디자인 사무실의 모습은 모두 컴퓨터를 보고 앉아있어서 등밖에 안보이지요. 대화도 웃음도 사라졌습니다. 뒤돌아보는 얼굴, 그표정은 너나 할 것 없이 무표정해지기 쉽습니다. 풍부한 정감이 담겨 있으며 희노애락의 진폭이 큰 한국 사람들이 디지털화로 인해그렇게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디자인이란 어디까지나 인간을 중심으로 하는 것입니다. 시각디자인의 미래는 컴퓨터가주도하는 게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진화하고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달려 있겠지요.

선생님의 디자인 인생에서 감명 깊게 읽고 영향을 받은 책이 있다면 몇 권 소개 해 주실 수 있으신지요?
저는 많은 책을 사서 쌓아 두고 때때로 페이지를 넘기며 여기저기 골라 읽는 식의 독서를 하는데 간혹 가슴에 와 닿는 명언과 만나자극을 받고 그것이 디자인에도 영향을 줄 때가 있어요. 윅스퀼Jakob Johann von Uexkull의 <생물이 본세계>, 스즈키 다이세쓰 鈴木大拙의 <동양적인 견해 東洋的な見方>, 이와타 게이지岩田慶治의 <애니미즘의세계アニミズムの世界>, 인도의 고전 <바가바드기타>나 중국의 노자 등은 기회 있을 때마다 펴보는 책입니다.

이번 한국전을 맞아 젊은 한국 디자이너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우리는 눈 앞에 반짝반짝 빛나는 광경을 세계나 우주의 모습으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날마다 변화하는 그 모습을 추구하고 그것을 제것으로 만들기위해 노력하며 살고 있지요. 하지만 또 하나의 세계, 우주가 있습니다. 문득 멈춰 섰을 때, 깊이 반성할 때,심호흡할 때처럼 눈을 감으면 나타나는 어둠의 세계, 그것이 자신의 몸 안에 퍼지는 우주입니다. 한 순간 아무 것도 보이지않지요. 하지만 가만히 참고 눈을 감고 있다보면 천천히 웅성거리는 빛의 입자가 피어오릅니다. 이것은 체내體內의 색, 자기생명력이 만들어 내는 활력의 색입니다. 고대인들은 이런 내면의 빛을, 심신수행으로 연마해 만다라와 같이 질서있는 광경으로보았습니다. 내면의 빛, 질서있는 우주의 출현이지요.
눈 앞에 보이는 빛나는 세계, 외부의 우주 광경은 찰나의 것,어제·오늘·내일의 것입니다. 내면의 광경, 내면에 존재하는 우주의 빛은, 탄생이후 자신이 지니는 빛, 다시 말해 태고太古의,생명이 기억하는 빛입니다. 우리는 외부의 빛에 사로잡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내면의 빛의 존재, 그 심화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있습니다. 바깥쪽 뿐 아니라 내면의 우주의 빛을 볼 수 있는 디자인에 힘써주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나 더 이야기 하면정병규 씨나 안상수 씨처럼 한국문화, 동양문화에 깊은 관심을 두고 동서의 차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디자인을 해주시기 바랍니다.중국이나 일본 디자이너와도 손을 맞잡고 미래 세계의 평화에 공헌할 수 있는 작업을 해주기 바랍니다.

by 개구르르 | 2008/08/12 10:28 | motivations | 트랙백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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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2EH5 at 2008/09/15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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